야생에 살던 오랑우탄에게 공기총을 쏴 심각한 피해를 입힌 10대 청소년들에게 법원이 사회봉사명령을 최종 결정했다.
동물단체와 일부 시민들은 잔인한 동물 학대 범죄가 늘어날 수 있다면 솜방망이 처벌을 비판하고 나섰다. 최근 영국 일간 미러는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에서 일어난 오랑우탄 공기총 학대 사건을 자세히 보도했다.
10대 청소년인 아데 이라판타 시테푸(Ade Irfanta Sitepu, 17)와 살린사 솔린(Salinsyah Solin, 16)는 오랑우탄 호프(Hope, 30)에게 총 74발의 공기총을 쐈다. 이로 인해 오랑우탄 호프는 온몸에 총알이 박혔으며, 쇄골이 부러지는 치명상을 입었다. 더 심각한 점은 총알이 눈 속으로 들어갔다. 이미 손 쓸 수 없을 정도로 시력이 손상돼 호프는 앞으로 평생 앞을 보지 못한 채 살아야 한다.
또한, 호프는 자신의 한 달된 새끼를 돌보지 못했으며, 새끼는 안타깝게도 영양 실조로 세상을 떠났다. 호프는 발견 즉시 인근 동물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일부 총알을 몸 속에서 꺼내는 것과 동시에 쇄골 수술도 함께 받았다.
가해자로 지목된 10대 청소년 두 명에게 처벌이 내려졌으며, 해당 기관은 "동물에게 한 잔혹행위에 대한 반성의 기미를 보이고 있다"며 "사회봉사명령과 기도문 낭독으로 처벌을 대신한다"고 판결을 내렸다. 판결에 따르면 두 청소년은 한 달간 사원 청소나 기도문 암송, 반성문 작성을 하게 된다.
동물단체와 일부 시민들은 오랑우탄의 시력을 빼앗아가는 심각한 동물 학대 사건에도 사회봉사 명령을 받은 것에 강한 반발 의지를 표명했다.
수마트라 오랑우탄 재단 소속인 파운트 해디시스우요는 "해당 판결을 보며 큰 충격을 받았다"며 "이는 오랑우탄을 공격해도 법적 처벌을 피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장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공기총 난사 사건이 청소년 사법제도가 적용될 수 있도록 촉구하는 바이다"고 덧붙였다. 현재 호프를 돌보고 있는 수위사는 "호프의 몸 안에는 여전히 64개의 총알이 남겨져 있다. 그것을 제거하는 게 오히려 악영향을 끼칠 수 있어 무리한 수술을 하지 않았다"며 "앞으로 자연으로 돌아가지 못하는 오랑탄 호프를 보면 가슴이 아플 뿐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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