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대서양 노르웨이와 아이슬란드 사이에는 아름다운 섬들이 모여있는 페로제도가 있다. 대자연의 위대함과 북유럽 특유의 문화를 즐길 수 있어 최근 여행객들 사이 많이 언급되기도 한다.
아름다운 산과 바다가 있는 곳이라는 인식이 강한데, 이곳에서는 사실 다소 논란의 여지가 있는 전통이 지금까지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 그것은 바로 살아있는 고래 사냥이다.
페로제도에서는 매년 파일럿 고래를 사냥하는 '그라인다드랍' 축제를 연다. 이를 보기 위해 마을 어른과 아이들 다른 지역 관광객까지 몰려오기도 한다. 지역 주민들에게는 축제이지만 사실 고래 입장에서는 끔찍한 일이다.
사람들은 고래 무리를 해변가로 몰아 뾰족한 창과 칼로 사냥을 한다. 고래의 배 속에 새끼가 있으면 자궁을 열어 그 새끼를 꺼내가기도 한다.
고래사냥은 페로제도에서 1세기 이상 전해져 내려온 마을 전통과도 같다. 전 세계적으로 약 1백만 마리에 이르는 파일럿 고래 중 약 10만마리는 페로제도 인근에서 서식한다. 과거에는 겨울의 맹추위를 이겨내기 위해 파일럿 고래를 사냥했으며, 겨울 먹거리를 고민하지 않아도 되는 현대에는 마치 축제처럼 계속됐다.
페로제도 주민들은 이를 두고 자신들의 오래된 전통이라고 주장하지만 사실 전 세계 동물단체들은 고래사냥을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영국의 동물보호단체 'Sea Shepherd UK' 측 대변인은 "오랜 세월 고래 사냥이 이어지면서 관광객들은 점점 몰려들었다. 그들의 흥미를 높이려면 고래 사냥을 더 잔인하게 할 수밖에 없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아이들은 고래 사체를 발로 차며, 그 위를 뛰어다니며 웃고 다닌다. 이런 상황이 심각하게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페로정부는 해당 전통에 대한 동물학대 논란이 거세지자 미국 CNN뉴스에 성명서를 발표하기도 했다.
페로정부는 "페로의 아주 자연스러운 부분이다. 고래는 지역사회에 수백 킬로그램의 육류와 지방을 공급한다. 그렇지 않으면 해외에서 수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잔인한 행태라는 논란에 대해서는 "포경 과정을 마치고 면허를 취득한 사람만이 사냥에 참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