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의 삭막한 콘크리트 숲이 지겨워서, 빡빡한 일상에 지쳐서, 혹은 퇴직 후 편안한 노후를 위해 귀농을 꿈꾸는 사람들이 많다. 생각처럼 달콤하고 훈훈하지만은 않은 것이 귀농의 현실이지만, 준비와 각오에 따라 자연 속에서 인생의 터닝 포인트를 찾을 수 있다.
1단계, ‘그래, 결심했어!’
우리나라 40~50대의 절반은 은퇴 후 전원생활을 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시인이 귀농을 보는 시각은 매우 좁긴 하지만 장점도 있다. 도시인의 몸에 밴 시장경제논리와 체계적인 직장의 업무처리경험을 활용해 농업의 성공확률을 높일 수 있다. 고민만 하다 포기하지 말고, 철저하게 준비해서 도전해 보자.
2단계, 농사의 땀과 감동을 체험하라
농촌일손돕기와 체험농장 등을 통해 축사의 분뇨냄새, 파리와 모기, 쥐와 뱀까지도 나의 의지와 관계없이 접촉되는 농촌주거환경을 이해해야 한다.
친척농가나 홈스테이 농가에서 먹고 자고 일하면서 일상의 농촌생활을 경험하고, 농사일에 참여해봄으로써 농촌환경에 대한 가족의 정신적 육체적 적응성을 1차 가늠해 보자. 이 같은 경험을 통해 농촌생활을 하겠다는 가족 간의 합의 도출이 가장 중요하다.
3단계, 귀농 적응력 종합시험을 통과하라
주말영농은 자신과 가족이 농업에 대한 적응성을 검증하는 종합시험이자 귀농에 대한 자신감을 키워갈 수 있는 기회다.
이를 통해 생물성장의 과정을 관찰하고 필요로 하는 물과 영양을 공급하며 병해충 예방 및 치료하는 방법을 터득함으로써 생명의 성장활동을 실시간대로 인지하고 관리할 줄 아는 자립의 실천기술을 익히는 첫걸음이 될 수 있다.
4단계, 어떤 농작물을 키울까?
시작부터 돈을 벌겠다는 생각으로 농사에 접근해서는 안 된다. 농작물 선택에는 정답이 없다. 어제까지 소득 1순위였던 작물·가축이 하루사이에 꼴찌가 될 수도 있다.
귀농자들은 자급자족만 할 수 있어도 성공적인 귀농이라고 말한다. 발품과 정성으로 농수산물시장을 방문해 시장과 생산자에게서 정확한 정보를 얻고 가격조건이 좋은 농산물의 이력을 역추적해보고 소득을 보장할 만한 작물을 찾아 전략을 세워야 한다.
시간이 흐르고 인내와 근면, 성실한 자세로 일하면 돈은 저절로 벌게 된다.
5단계, 어디에 정착할까?
정착지는 가족과 작물과 기존의 사회활동은 물론 경제력과도 깊은 연관을 가지고 있다. 정착자의 여건과 정착지의 여건이 얼마나 부합되고 절충되느냐에 따라 도, 시군, 읍면, 리 마을 내 위치, 주택의 방향선택이 달라진다.
따라서 가용예산과 주거 및 농지환경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각각의 여건을 정밀하게 조사한 후 여러 후보 정착지 중 신중하게 선택할 필요가 있다.
농지 및 농가주택을 매입할 경우는 반드시 나침반을 가지고 현장을 꼼꼼하게 확인하고, 토지 및 건물의 등기와 함께 토지와 건축물대장상의 소유, 담보상태 등을 깐깐하게 확인해야 한다.
집을 지을 때에는 농지전용 및 농가주택 신축, 건축재료 및 구조 등을 귀농경험자 또는 전문가 자문을 받는 것이 좋다. 이때 신축보다 빈집을 수리해 사는 것이 실패할 확률이 낮다.
6단계, 영농 기술 어떻게 배워야 할까?
농작물은 농부의 발소리를 듣고 자란다고 했다. 하여 영농기술은 책으로만 익힐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기술서적을 통해 대략의 영농기술범위와 내용을 터득하고, 내가 익혀야할 목표와 방향이 어떠한가를 가늠한 다음 실제로 재배하는 농사일을 시작해 보아야 무엇을 배워야 하는지를 알 수 있다.
우선은 이웃으로부터 기술을 전수 받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실제로 농촌에서는 이웃이 농사를 지어준다고 할 정도로 이웃의 영향력이 크다.
7단계, 집안 재정관리 원칙부터 영농 계획을 새로 짜라
영농계획은 시군농업기술센터의 작물재배력(달력) 등을 확보해 시기를 잃지 않도록 계획을 세우자. 작업 시기나 자재 준비 등을 시기 이전에 준비하고서 그곳에 한번이라도 검토 지도를 받는 것이 좋다.
또 시골에서 안정된 기반을 잡기까지 필요한 기간(4~5년간) 동안에 사용할 수 있는 여유자금과 예비비를 따로 마련해 둘 필요가 있다.
도시에서의 경제 관점으로 접근하지 말고, 생산과 소비 패턴이 달라지므로 이에 맞는 새로운 재정관리 장부를 짜야 한다.
8단계, 그 지역의 사람이 돼라
빠른 정착을 위해서는 농촌정서 이해가 필수. 도시민의 시각에서 주민들과 접촉하면 외톨이가 될 가능성이 높다. 주민들과 동화하기위해선 나를 알릴 수 있는 집들이를 하고 이웃의 일상사에 대해 지속적인 관심을 보여야 한다.
복장과 음식, 생각과 대화에서부터 농업인이 되어야 농촌의 문화를 공유할 수 있고 지역주민과 함께 지역사회를 발전시켜나갈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