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태는 현시대의 가장 뜨거운 논쟁거리 중 하나다. 여성은 자신의 신체에 대한 자유의 권리를 주장한다. 하지만, 많은 사람이 이러한 여성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
여성이 낙태를 하면 왜 사회적으로 낙인을 찍혀야 하는가? 낙태를 반대하는 일부 사람들은 입양이 더욱 윤리적인 행위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정말 윤리적일까?
낙태의 범죄화
정치와 예술에 대한 논평을 내는 미국 잡지, 뉴퍼블릭의 로리 페니는 "미국 알라바마주 정치인 25명이 낙태를 법으로 금지하기로 합의했다"고 전했다. 페니는 이에 대해 "여성의 권리와 자율에 대한 공격"이라며 "보수적인 정책으로 여성의 자유를 제한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또한, "여성은 아기를 낳는 기계가 아닌 인권을 가진 개인"이라고 강조했다.
페니는 납치, 강간을 당해 임신까지 한 11세 소녀의 사례를 인용했다. 그는 "이 소녀는 원치 않는 아이를 임신했다. 그런 소녀에게 낙태를 금지하는 것은 소녀의 선택 의지를 빼앗는 행위"라고 말했다. 또한, "설사 11세 소녀가 아닌, 콘돔에 문제가 생겨 원치 않는 임신을 한 30대 여성도 자신의 신체적 자율성을 지킬 권리가 있다"고 전했다.
낙태로 인한 처벌의 정당성
낙태가 아기를 살해하는 잔혹한 행위라는 의견 역시 수용해야 한다. 하지만 이러한 엄격한 잣대는 여성을 처벌하기 위한 용도로 활용되어서는 안 된다. 태아는 사람인가? 확실하게 단정지을 수 없다. 그렇지만 여성은 사람임에 틀림 없다. 페니는 "자신의 신체 자율성의 문제를 결정해야 하는 주체는 여성 자신이지 태아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낙태가 사람을 살해하는 행위라 할지라도, 이를 선택한 어린 소녀에게 범죄 구형을 내리는 것은 정당하지 않다. 낙태가 태어나지 않은 아기의 삶을 앗아가는 범죄일지라도, 여성에게 강제로 아기를 출산하게 하는 것은 더 나쁜 일이다.
페니는 "여성을 범죄자로 몰 것이 아니라 정치적 행위자로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게다가, "낙태를 금지시키는 것은 여성 성 도우미를 부정하는 것과 같다"며 "남성을 위해서는 성 도우미와 같은 성 복지를 도입하면서 여성에게는 성의 자율을 제한하고 있다"고 한탄했다.
많은 사람이 낙태를 결정하는 여성에 대해 이기적이라고 판단한다. 하지만, 페니는 "이기심은 법적 의무의 대상이 아니다"라고 주장한다. 낙태를 했다고 해서 여성을 처벌하거나 사형에 처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우선되지 않는 여성의 삶
개개인은 모두 인생에서 각자의 우선순위를 가질 권리가 있다. 페니는 미국 텍사스주 국회의원들이 낙태를 한 여성에게 사형죄를 구형해야 한다고 주장한 사건을 언급하며 이에 반박했다. 또한, 낙태가 금지된 나라에서는 죽은 태아보다 죽은 여성이 더욱 많다는 사실을 꼬집었다. 산모의 사망 원인 중 5~13%를 차지하는 것이 바로 안전하지 않은 낙태 수술이다.
금지된 낙태, 입양 부추기기
문화 논평 잡지, 애틀란틱의 올가 카잔(Olga Khazan)은 "낙태가 금지된 상황에서 원치 않는 아기를 낳은 여성들은 아기를 입양할 의사가 있는 가정을 찾아 나서도록 떠밀린다"고 주장했다. 입양은 온전히 여성의 선택이다.
낙태를 반대하는 일부 여성은 입양이 대안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입양은 모든 임산부에게 적용되는 절대적인 선택이 아니다. 일반적으로 여성은 임신을 할 경우 합병증을 겪는다. 합병증이 심한 이들에게는 출산이 곧 자신의 생명에 대한 큰 도전이다.
낙태 찬성론자들은 근친상간이나 강간으로 인한 임신의 경우, 해당 여성에게 낙태를 하지 못하도록 강요하는 것은 매우 부도덕한 일이라고 주장한다.
입양 역시 여성들이 선호하는 방법이 아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에 의하면, 1973년 이전 미혼 여성의 9%만 입양을 했다. 1980년에는 이 수치가 2%로 감소했고, 2002년에는 1%까지 떨어졌다. 2014년 한 해에 기관을 통해 입양된 2세 미만의 아기는 총 1만 8,000명이다. 마찬가지로, 매년 진행되는 낙태 수술 역시 1만 건에 달한다.
입양이 잘 이뤄지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는 다방면의 연구가 진행될 필요가 있다. 카잔은 이에 대해 "여성들이 낙태보다 입양에 대해 더욱 감정적으로 힘들어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사회학자 그레첸 시손은 "여성들은 입양을 생식을 위한 행위라고 여기지 않는다"고 말한다. 카잔은 2008년에 낙태 수술을 겪은 38명의 여성을 대상으로 진행된 한 연구를 언급했다.
대상자 중 4분의 1은 처음에는 입양을 고려했지만, 모르는 사람에게 아이를 보내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는 걱정에 더욱 죄책감에 빠져들었다. 이와 관련된 또다른 연구에서는 대상자 중 3분의 1에 달하는 여성이 입양을 도덕적으로 비양심적인 선택이라고 여긴다는 결과가 도출됐다. 이처럼, 여성들은 아이를 입양 보내는 것을 잘못된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전미입양심의회의 척 존슨 회장은 "낙태 찬성론자와 반대론자는 입양에 대해 깊이 논의하지 않기 때문에 입양이 공론화되지 않는다"고 설명한다. 또한, "입양은 어머니에게 매우 어려운 일"이라고 첨언했다.
입양은 낙태보다 좋은 선택이 아니다
리와이어 뉴스의 기자이자 입양 기관의 공동이사인 랜디 벤캐넌은 "낙태를 반대하는 사람은 입양을 최선의 대안이라고 여긴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의 칼럼니스트, 로스 다우댓은 "불임을 겪는 부부가 입양할 수 있는 아기의 수가 적다"고 지적했으며, 텍사스주 상원의원 에디 루시오는 "낙태를 생각하는 여성에게 입양과 관련된 교육을 진행할 것"을 제안하기도 했다.
벤캐넌은 결론적으로 입양이 낙태보다 윤리적인 선택이라고 결론지었다. 물론, 그는 입양을 위해 아기를 떠나보내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며, 원치 않은 임신을 한 여성 모두에게 보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사실도 인정했다.
그처럼, 정치인과 낙태 반대론자는 입양을 '최선의 선택'이라고 여겨서는 안 된다. 입양은 '이타적인', '개방적인', '미래의 대안', '자녀를 잃은 부모의 자비로운 선택'이라는 수식어로 꾸며질 수 없다.
요점은 여성의 선택이라는 것이다. 낙태를 반인륜적인 짓으로 치부하거나, 입양을 낭만적인 행동이라고 미화하지 않고 공개적으로 논의되어야 한다. 선택권은 여성에게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