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남섬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인 더니든에서 '바다사자가 도로 위를 오간다'는 제보가 접수되자 당국은 그들이 무사히 자리를 잡을 수 있을 때까지 해당 도로를 폐쇄하기로 결정했다.
14일(현지시간) 영국 매체 가디언의 보도에 따르면 더니든 지역 의회는 공식 SNS 계정에 “‘'특별한 주민들'의 안전한 도로 이용을 위해 한 달간 일부 도로를 폐쇄한다”고 밝혔다. 이어 게시물에서 언급된 ‘특별한 주민들’의 정체가 밝혀지자 사람들은 감동했다. 그 정체는 다름 아닌 '바다사자 가족'이었던 것이다.
얼마 전 뉴질랜드 당국은 바다사자 가족이 교통량이 많은 도로를 지나다니며 더니든에 위치한 '세인트클레어' 바다를 오고 가며 생활하고 있다는 제보를 받았다. 해당 도로는 12만 명의 더니든 인구가 이용하는 만큼 차량 이동량이 많은 도로로 알려져 있다.
일반적으로 뉴질랜드 해변에 서식하는 바다사자들은 지역 특성상 목장, 농장 창고, 심지어 고속도로 옆에서 새끼를 낳고 바다를 오가며 먹이를 구한다.
이를 통해 당국은 제보의 바다사자 가족들도 바다 근처에 있는 골프장 주변에 생활할 장소를 만들기 위해 바다를 오가는 것으로 추측했고, 근처를 수색한 결과 골프장 주변에 보금자리를 마련한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현재 바다사자의 개체 수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한 상황이다. 그들이 안전하게 보금자리를 만들고 어린 바다사자가 자랄 시간을 주기 위해 도로 폐쇄 기간을 1개월로 연장하기로 당국은 결정했다.
보통 여름철에 야생동물들의 이동이 잦기 때문에 정기적으로 하루 이틀 정도 도로를 막는 경우가 있긴 하지만 이번처럼 오랫동안 도로를 폐쇄하는 경우는 흔치 않다.
바다사자를 지키기 위한 뉴질랜드 당국의 조치는 사람들의 심금을 울렸다.
현지 주민들은 도로가 폐쇄되는 불편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바다사자를 위해 당국의 결정에 지지를 보냈다. 또한 이 외에도 멸종 위기에 놓인 모든 동물들의 안전을 위해 더욱 다양한 대책을 마련해달라며 요청했다.
한편 현재 뉴질랜드에는 약 1만 2000마리의 바다사자가 서식하고 있으며 개체 수는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사진 출처 게티이미지뱅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