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엉덩이의 원숭이가 마치 사람처럼 카메라의 뷰파인더를 들여다보며 사진작가를 흉내 내 웃음을 자아낸다.
지난 4일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의 보도에 따르면 원숭이에게 카메라를 빼앗긴 한 야생동물 사진작가가 원숭이가 카메라를 가지고 노는 영상을 찍어 공개해 화제가 되고 있다.
야생동물 전문 사진작가 모겐스 트롤레(Mogens Trolle)는 50세의 덴마크 야생동물 사진작가이자 동물학자, 포유류 연구원, 작가이다.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25년 이상 야생동물을 촬영해 온 그는 얼마 전 촬영을 위해 인도네시아 탕코코 자연보호구역으로 향했다.
공원을 돌아다니던 모겐스는 좋은 사진을 찍기 위한 장소를 발견하고 삼각대를 설치했다. 카메라를 올리고 낮은 자세로 앉아 촬영을 진행한 그는 쪼그려 앉은 탓에 얼마 지나지 않아 다리가 저려오기 시작했다.
이에 모겐스는 다리 스트레칭을 하기 위해 일어나 카메라 뒤로 물러났다. 그때, 한 생명체가 카메라 앞으로 다가왔다. 바로 옆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던 원숭이 무리 중 하나가 호기심에 카메라를 구경하러 온 것이다.
원숭이를 지켜보던 모겐스는 잠시 후 펼쳐진 장면에 웃음을 터뜨렸다.
카메라를 만지작거리던 원숭이는 엉덩이를 뒤로 쭉 빼고 모겐스를 따라 하기 시작했다. 카메라를 양손에 잡고 이리저리 움직이며 마치 가장 적합한 각도를 찾는 듯했다. 심지어 뷰파인더에 눈을 가져다 대는 동작까지 따라 했다.
모겐스는 원숭이의 모습을 다른 카메라에 담았고 놀라운 장면이라며 공유했고 해당 영상은 큰 화제가 되었다.
누리꾼들은 “원숭이가 찍은 사진이 궁금하다”, “원숭이들은 인간을 흉내 내면서 거의 모든 것을 배운다”, “자세 보니깐 나보다 사진 잘 찍을 것 같다”, “귀여워... 사랑스럽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신기해했다.
한편 이와 비슷한 일이 지난 2011년 발생했는데, 당시 원숭이가 찍은 사진의 저작권은 누구에게 있냐며 논란이 된 바 있다.
영국의 사진작가 데이비드 슬레이터(David Slater)는 촬영 중에 원숭이 ‘나루토’에게 카메라를 빼앗겼고 나루토는 마구 셔터를 눌러댔다.
나루토가 찍은 사진 중엔 웃고 있는 듯한 셀카 한 장이 포함되어 있었는데 이 사진을 두고 위키피디아와 데이비드, 동물보호단체인 PETA 사이에 분쟁이 발생했다.
분쟁은 소송으로까지 넘어갔고 미국 연방 법원은 ‘동물에겐 저작권이 없다’고 데이비드의 편에 섰다.
하지만 재판을 받아들일 수 없었던 PETA은 항소했고, 지친 싸움 끝에 결국 데이비드는 사진의 25%의 수익을 보호 단체에 기부하는 조건으로 PETA와 합의하며 분쟁은 끝이 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