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차 세계 대전의 숨은 여성 영웅 '오데트 샌섬'

레드피피 2020-08-05 00:00:00

출처 펙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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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차 세계 대전의 숨겨진 영웅의 이야기가 공개돼 대중에게 감동과 존경을 안겨주고 있다.

오데트 샌섬‘은 제2차 세계 대전 당시 프랑스 레지스탕스의 영웅이었다.

그녀는 독일군으로부터 상관인 ’피터 처칠‘과 두 명의 다른 요원을 보호하면서 엄청난 용기를 보여주었으며, 조국을 위해 갖은 고문을 견딘 불굴의 의지를 보여주기도 했다.

 

아미앵의 오데트, 전장의 샌섬으로 거듭나다

샌섬은 지난 1912년 프랑스 아미앵에서 오데트 마리 셀린 브레일리라는 이름으로 태어났다. 이후 그녀는 로이 샘선과 결혼해 세 아이를 낳았다. 전쟁에 참가하기 전에는 영국 서머셋에서 가족과 평범한 삶을 살던 여성이었다.

그녀가 특수작전집행부(SOE)에 입대한 것은 우연이었다. 지난 1942년 영국 해군은 전쟁에 활용하기 위해 프랑스 해안을 촬영한 사진을 구하고 있었다. 방송에서 이러한 요청을 들은 샌섬은 프랑스 해안을 촬영했지만, 제독사령부가 아닌 야전 부대로 사진을 보내는 실수를 했다.

잘못된 주소로 보낸 사진은 특수작전집행부의 모리스 버크마스터 대령에게 도달했다. 때마침 특수작전집행부는 프랑스어를 구사할 수 있는 여성 신병이 필요했다. 여성은 남성보다 의심받을 가능성이 적었기 때문이다.

 

인간 병기로 거듭난 샌섬과 배신

출처 펙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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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42년 샌섬은 특수작전집행부에서 작전 요원으로서 훈련을 시작했다. 그녀가 배운 기술 중에는 한 손으로 여러 종류의 무기를 발사하는 기술, 계단에서 뛰어내리는 법, 근접 칼싸움으로 경비병을 제압하는 방법, 빨리 폭발물을 터뜨리는 기술 등이 있었다.

또한 다양한 알약이 지급됐다. 하루 동안 적을 무력화시킬 수 있는 알약은 물론, 절박한 상황에 처하면 삼켜야 하는 치명적인 알약도 포함돼 있었다.

훈련을 마친 샌섬은 프랑스에 위치한 '피터 처칠'이 상관으로 있던 부서의 무선 통신병으로 배치를 받았다. 독일군은 항상 무선 신호를 예의주시하고 있어 무선 통신은 가장 위험한 임무 중 하나였다. 하지만 그녀는 약 1년 동안 발각되지 않고 성공적으로 임무를 수행했다.

그러나 1943년 샌섬은 독일 장교 휴고 블라이셔에게 배신을 당해 특수작전집행부에서의 근무를 멈출 수밖에 없었다. 

블라이셔는 '헨리 대령'으로 위장하고 샌섬에게 접근해 자신은 히틀러를 반대하기 때문에 연합국을 위해 일하고 싶다는 거짓말을 늘어놓았다.

결국 샌섬은 처칠과 함께 프랑스 알프스의 호텔 데 라 포스테에서 한 무리의 장교들에게 체포되었으며 이들에게 다른 두 명의 요원의 행방을 알아내기 위한 취조가 시작됐다.

 

투옥과 고문 속에서도 지켜진 충정

출처 펙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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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의 프레네 교도소로 이송된 뒤 샌섬과 피터의 취조가 본격적으로 진행됐다. 샌섬은 피터를 보호하기 위해 자신이 지휘관이고 그는 부관이라는 거짓말을 했다. 또한 피터가 윈스턴 처칠 총리의 친척이자, 자신의 남편이라는 거짓말을 했다. 이러한 거짓말을 믿은 독일군은 그녀와 피터를 죽이지 않고 협상 카드로 남겨두었다.

샌섬이 피터를 감싸기 위해 거짓 진술을 늘어놓은 덕분에 피터는 고문을 피할 수 있었으며 단 두 차례만 취조를 당했다. 하지만 샌섬은 총 14차례나 되는 취조를 견뎌야 했다. 

특히 뜨거운 쇠에 데고 발톱이 차례로 뽑히는 등 그녀를 향한 무자비한 고문이 시작됐다. 하지만 샌섬은 고문을 받을 때도 입을 다물고 두 요원의 행방을 밝히기를 거부했다. 계속해서 '할 말이 없다'고 대답할 뿐이었다.

샌섬은 결국 레이븐스브럭 캠프에서 사형을 선고받았다. 고문을 받은 후 샌섬은 3개월 8일 동안 어두운 지하 감방에 수용되었고, 건강 상태는 날로 악화됐다. 

결핵, 이질, 괴혈병을 앓았으며, 바짝 야위어 가면서 치아도 흔들렸다. 머리카락이 빠지기 시작했고 급기야는 혼수상태에 이르렀다. 하지만 이러한 극도의 고난 속에서도 삶에 대한 그녀의 의지는 막을 수 없었다.

출처 펙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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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5년 5월 전쟁이 끝나면서 독일군 캠프는 초토화됐다. 샌섬은 처칠과 함께 거의 2년 동안의 투옥 생활을 마치고 끝내 전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다. 샌섬이 당한 비인간적인 고문을 감안하면 그야말로 기적에 가까운 생존이었다.

이후 샌섬은 전쟁범죄로 기소된 교도관들을 상대로 증언했고 포로수용소의 지휘관이었던 프리츠 수헤른은 교수형에 처했다.

또한 샌섬은 1947년에 피터 처칠과 결혼했으며 이혼한 1956년까지 9년 동안 세 딸과 함께 가정을 이루어 생활했다. 그리고 마침내 지난 1995년, 82세의 나이로 눈을 감았다.

 

영웅에게 수여 된 막대한 훈장

출처 픽사베이
출처 픽사베이

오데트 샌섬은 용감하게 전쟁을 이겨낸 공로로 1946년에 조지 크로스 상과 대영 제국 훈위를 받았다. 또한 프랑스 레지스탕스에 공헌한 업적으로 프랑스 최고의 훈장인 레지옹 도뇌르 훈장을 받았다.

 

샌섬의 유산 이야기로 남다

샌섬의 이야기는 1950년 '오데트'라는 제목으로 영화화됐다. 또한 제라드 티켈은 1949년에 그녀의 전기를 썼다. 지난 2012년에는 영국 우정 공사에서 샌섬의 우표를 발행했다. 가장 최근에는 래리 로프티스가 쓴 새로운 책 '코드명: 리세’가 발간됐다.

그녀가 보여준 불굴의 의지와 용기에 많은 찬사가 쏟아졌고 그의 업적은 전쟁사를 넘어 인간의 강함으로 오랫동안 대중의 가슴에 남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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