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시리아 난민 아동 학대 노역으로 '논란'

레드피피 2020-09-21 00:00:00

출처 펙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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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 출신의 난민 아동들이 터키의 헤이즐넛 농장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으며 노역을 하고 있다. 난민 아동들은 참혹한 환경의 임시 거처에 거주하며 위험한 자연환경과 혹독한 기후 조건에 속에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012년 90만 명의 아동 노동자가 터키에서 일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중 45%는 농업 부문에 종사하고 있다. 

터키 정부는 법에 의해 14세 미만의 어린이들이 일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지만, 현재 12세 이하의 어린이들도 여전히 농장에서 일하고 있다.

 

아동 노동 통제, 실패하는 이유

출처 아리랑 TV Heart to He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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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 난민들은 쉽게 대체될 수 있다는 이유로 가장 적은 임금을 받고 있다. 

시리아 출신 노동자들은 터키의 노동자에 비해 임금이 낮기 때문에 일주일 7일 내내 하루에 12시간씩 일을 하고 있으며, 노동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아이들마저 이 일에 동원한다. 

그러나 소개업자가 임금의 10%를 가져가는 등 시리아 난민이 버는 돈은 빈곤한 상황을 탈피하기에는 너무 적다. 아이들은 소득을 위해 학교도 가지 않고 일을 한다.

세계적으로 식품 가격이 하락하는 상황에도 터키의 식품 가격은 31%나 급등했다. 정책 입안자들이 노동 조건과 임금을 개선하려고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그만큼 인건비 등의 비용이 많이 들고 있다.

따라서 식품 가격이 훨씬 더 비싸지는 것이다. 따라서 노동자들은 가혹한 조건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일을 해야 식비를 감당할 수 있다.

터키의 진보노동조합에 따르면, 터키가 아동 노동을 통제하는 데에 실패하는 이유는 주로 정부의 교육 정책 때문이다.

 

시리아의 난민들이 터키로 탈출하는 이유

출처 GIP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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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 난민들은 주로 정치적 불안으로부터 생존을 위한 안정을 찾기 위해 자국을 탈출하고 있다. 

2011년 내전 발발에 따라 처음으로 터키로 넘어온 시리아 난민은 300여 명이었으나, 유엔(UN) 난민기구인 UN 난민 고등 판무 사무소에 따르면, 현재 약 510만 명의 시리아 난민들이 자국 내의 전쟁으로 인해 터키로 피신하고 있다.

시리아 난민들은 빈곤과 정치적 불안으로 인해 안정되고 일관된 수입을 얻지 못하고 있어 터키의 흑해 지역으로 떼를 지어 탈출하고 있다. 그리고 이 지역은 세계에서 헤이즐넛 농장이 가장 밀집된 곳이다.

 

터키의 헤이즐넛 농장

출처 펙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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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의 헤이즐넛 농장은 1930년대에 터키의 공화 국민당이 경제 부양을 장려하고 산사태를 방지하기 위한 수단으로 시작됐다. 터키에서 생산되는 헤이즐넛은 전 세계 헤이즐넛의 70%를 차지한다. 흑해 지역은 비옥한 토양, 강수량, 일조량 등, 농업에 적절한 환경으로 인해 헤이즐넛 생산에 이상적인 지역이다.

수확한 헤이즐넛은 누텔라를 생산하는 ‘페레로 로셰’ 같은 유명 제과 업체에 납품된다. 네슬레가 생산하는 캔디바와 터키 회사인 일디츠가 생산하는 ‘고디바 초콜릿’에도 이 헤이즐넛이 쓰인다. 

불행히도 대부분의 소비자는 헤이즐넛 생산의 원동력이 위험한 환경의 헤이즐넛 농장에서 지겹도록 일하게끔 강요받는 난민 아동이라는 사실을 모르고 있다.

헤이즐넛은 특정 계절에만 수확되므로, 헤이즐넛 농장의 인부들은 다른 작물의 생산에도 종사해야만 한다. 예를 들어 헤이즐넛 농장 인부의 16%는 사탕무 농장에서 일하고 38%는 사과 농장에서 일하며 27%는 감자 농장, 34%는 감귤 농장에서 일한다.

 

아동 노동자였던 레제프의 증언

출처 펙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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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제프 아루나가는 터키 북부 흑해 연안에 위치한 작은 마을 알라플리에서 일했던 경험이 있다. 13살이었던 그는 헤이즐넛 수확에 투입된 노동자였다. 그는 16년 전 터키 남동부의 디야르바키르에서 친척들과 함께 알라플리로 이주했는데, 도착하자마자 수확 기간 머물게 될 지하실을 제공받았다.

아루나가는 한여름 뙤약볕 아래서 하루에 12시간 동안 일을 하며 적은 임금을 벌었다. 매일 아침, 그는 다른 아동 노동자들과 함께 트랙터에 실려 농장으로 출근하곤 했다.

학교에 다녀야 할 아이들에게 일을 시켰다는 이유로 이 농장에 대한 항의의 목소리가 커지자, 터키는 국제 노동기구에 2015년까지 아동 노동을 완전히 근절하기로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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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 농장에는 아직도 약 200만 명의 아이들이 일하고 있다. 그 숫자가 오히려 늘어난 것을 감안하면 앞서 국제노동기구와 한 약속은 절대로 지켜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터키 통계원에 따르면, 2018년 아동 노동률은 21.1%로 2017년보다 0.8% 증가했다. 적은 임금과 교육 부족, 아이들이 경험하는 성장 장애, 끔찍한 생활과 노동 조건 등 수많은 난제에도 불구하고, 터키 농업, 특히 헤이즐넛 농업은 시리아 난민들의 생명줄이자, 어른과 아이 모두의 생존 수단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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